10년 이상 성장이 정체되거나 실패하고 있다면

“사람들은 페이스북에 대해 ‘대학생 꼬마 하나가 아이디어를 냈고 그게 갑자기 이렇게 큰 사업이 됐다’고 한다. 완전히 틀린 얘기다. 영감이나 총명함은 한 순간에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그곳에 도달하기까지 수년간의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2011년 6월 8일 벨 헤이븐 커뮤니티 스쿨 졸업식에서 -

 

위대한 아이디어와 영감은 본질의 집착에서 나온다. 생각하지 않는데 별똥처럼 떨어지지는 않는다. 기업의 성장은 CEO의 고민에서 나온다. 다만 그 고민을 CEO만할 것이냐 전 조직원이 다 하게 할 것이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어느 날 지하철 역사의 상가에서 이어폰을 1만 5천원 주고 샀다. 건데 사자말자 걱정이다. 제품이 잘못되면 3일안에 가져오라고 한다. 3일안에 고장 날 것 같지는 않지만 1개월 안에는 고장이 날 듯 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폰에 이어폰을 꽂는 잭 부분에서 줄이 너무 꺾이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조금 지나면 그 부분이 뚝 꺾일까 정말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다. 그 이전의 00 제품은 그런 걱정이 없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마이크가 바로 아래 달려 있어야 내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을 잘 하는데 한참 밑에 달려 있으니 내 목소리보다는 외부의 잡음이 더 크게 들려온다. 그 전에 사용하던 이어폰에서는 바로 밑에 달려 있어서 훨씬 편했다. 


어디 이런 이어폰 제품뿐인가? 어느 사장이 사무실에서 가져와 제게 보여준 00 제품, 또 어느 분이 만든 제품은 디자인, 내용물이 같은 상품에 비하여 형편이 없는데 상품을 출시했으니 참 걱정이다. 그분들이야 자기 제품은 무엇이 특징이고, 무슨 특허를 가졌다고 주장하지만 소비자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 못시키는데 아무리 좋은 특징을 가져본들 소비자 마음에 와 닿지 못하면 꽝이다. 상품을 기획할 때 유사 상품과 비교도 하지 않는가? 소비자 욕구를 간파하지 않는가? 컨셉을 정할 때 충분한 회의를 하지 않는가? 개념 없다고 하면 기본이 안 된 사람이라고 하듯이 정말 개념 없는 제품도 너무 많다. 특히 중소기업제품 중에서 그런 제품이 많은데 아무리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도와준다고 한들 개념 없이 사업을 하면 대책이 없다. 

아이디어를 제품화하기 전에 소비자 욕구를 충분히 파악해서 정확하게 반영해야 한다. 어떤 욕구가 있는지, 무슨 애로점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것도 무슨 10가지 20가지 욕구를 다 파악할 필요도 없다. 가장 핵심적인 한두 가지 만이라도 정확하게 반영하면 그래도 경쟁력은 있다. 이게 당연하다고 하겠지만 실제로 그런 컨셉 잡는 능력이 없다. 하지만 남대문 시장, 지하철역사 등의 상가에 가 보라. 이런 제품이 수두룩하다. 개념부터 잘 잡아야 한다.

 

아는 분이 어느 중소기업이 생산한 구두를 내게 선물했다. 어디 어디 납품하는 품질 좋은 구두라고 했다. 아주 편하다며 신어보라고 했다. 디자인은 깔끔하고 야무지게 보였다. 이 구두를 신고 아침을 멋지게 출발했다. 1분도 채 안 돼 복숭아뼈에 구두 옆이 닿아서 도저히 가지 못하고 돌아와서 다른 구두를 신고 출근했다. 그 뒤에 구두 바닥이 낮아서 그러니 깔창을 끼우면 된다고 해서 거금 1만원 주고 샀다. 다음에 신으려고 했다.  한동안 이 구두를 사용하지 않다가 장마철에 다른 구두 대신에 전에 사둔 깔창을 꺼내 끼우고 신고 출근했다. 아뿔싸!!! 이번에는 발가락이 까지기 시작했다. 삼청동 총리공관 뒤의 청와대 관사에서 청와대 근무지까지 약 12분을 걸어왔다. 사무실에 와서 얼른 양말을 벗어보니 양쪽 넷째 발가락이 빨갛게 까지고 발등의 특정 부위도 까지고 있었다. 오늘 밤에 집으로 어떻게 갈까? 구두를 벗고 걸어서 갈까? 밤에 택시잡기 쉽지 않은 곳이니 택시도 없고, 버스도 없다. 


아침에 구내식당에 동료들과 밥을 먹으려 가는데 도저히 까진 발가락 땜에 구두를 신을 수는 없어서 뒤축을 구겨 신고 겨우 엉거주춤 걸어갔다. 오전에 다른 비서관실 동료가 점심을 같이 하자고 했다. 오랜만에 하는 터라 구두 때문에 안 된다고 할 수도 없고 일단 그러겠노라고 했다. 오늘따라 구두신고 가야 할 일이 왜 그리 많은지. 어떨 때는 옆 동료의 구두를 빌려 신고 다른 사무실에 갔다 오기도 했다. 오전에 할 수 없이 집에 다녀왔다. 택시타고 곧장 가서 택시를 세워두고 구두를 갈아 신고 왔다. 지금 신고 있는 신발은 아주 편한 구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침에 까진 발가락 땜에 가끔 뜨끔 한다. 어떻게 그런 구두를 출시했을까? 창업한지 20년이 되어도 여전히 구멍하게 수준의 사업을 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런데 있는 것이 아닐까? 내 발이 뭐 특출한 것도 아니다. 구두의 설계가 잘 못된 것이다. 개념이 잘 못 잡혀서 그런 것이다.

10년이상 성장이 정체되거나 실패하고 있다면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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